여태껏 내 영어는 그저 눈영어였다. 보고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영어였기 때문이다. 주로 수능 외국어 영역, 그 이후에는 공인 영어 시험을 위해 했던 내 영어 공부의 대부분은 영단어 암기 그리고 문장 해석 연습이었다. 시험을 위해 listening part 문제를 풀어보고 복습하는 것만이 내 유일한 영어 듣기 연습이었고, 그마저도 읽어보지를 않으니 입을 뻥긋하지 않는 고요한 시간이었다. 단어 스펠링은 정말 잘 외웠지만 제대로 발음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나는 현재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 사용자들이 그나마 알아들을 만한 발음과 억양 정도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이먹고 일과 병행해서 영어공부하며 투자할 시간도 돈도 (의지도) 넉넉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원어민 발음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지 않고 꾸준히 혼자서 발음, 강세(단어 내의 stress, accent), 억양(문장내의 intonation)을 염두에 두며 여러 유용한 무료 서비스들을 찾아 영어 발음 교정과 연습에 이용하고 있다.
아마 나같은 분들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유용한 서비스들을 공유해본다. (같이 열공해봅시다!)
1. 셀프 피드백
1) 내 목소리 녹음해서 들어보기
영어로 된 글을 큰 소리로 읽어보고 녹음해본다. 그리고 들으며 가장 이상한 부분부터 찾아내서 발음을 고쳐본다. 영어를 아무리 잘 못하는 사람이라도 대강 액센트를 듣고 이게 자연스러운지 부자연스러운지는 안다. 개인에 따라 미묘한 단계를 구분짓는 능력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내 발음 내가 들어도 너무 이상한 부분은 확 티가 난다. 그리고 몇 번 반복하면 패턴이 보인다. 아 나는 특정 단어를 발음하기가 어렵구나. 특정 모음이 어렵구나. 특정 연음이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본인이 들어도 잘 모르겠다면, 오디오 파일이 존재하는 자료를 이용해서 원어민 발음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시중에 파는 토익이나 텝스 문제집의 듣기 파트로 해도 좋고(누구나 달랑 1회 풀고서 집에서 나뒹구는 문제집이 있을거라는걸 안다. 버리지 말고 이용해보자.), 해커스에서 제공하는 AP news, CNN 10, Breaking News English, TEDtalk에서 자료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2) 구글 음성인식, 애플 음성인식 이용하기
안드로이드 폰이나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키보드 옆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음성인식으로 글을 입력할 수 있다. 이걸 이용해서 내 발음을 체크해볼 수도 있다. (삼성 휴대전화같은 경우는 기본 음성인식 어플리케이션이 자체개발 앱인 빅스비로 되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음성인식률이 한국어든 영어든 형편없다. 구글 음성인식으로 바꿀 것을 추천한다. 방법은 다음 블로그를 참고해보자. https://m.blog.naver.com/mackay1010/221121348548)나는 꼭 영어 발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어든 영어든 자판치기 귀찮을 때(혹은 손으로 과자먹느라 타자치기 힘들 때 ㅋㅋ)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1년전에 이 기능을 이용하다가 내 year 발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자꾸 ear라고 알아듣길래 발음기호를 찾아보니 둘이 확실히 다르다. 생각없이 같은 발음으로 내뱉고 있었던 것이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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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궁금한 부분 찾아보기
본인이 읽으면서 힘든 부분, 들으면서 이상한 부분을 찾았으면 다음 방법을 통해 참고자료를 찾아보자.1) 단어단위 (pronunciation, stress)
사전의 듣기 기능을 이용해서 단어 안에서의 리듬과 강세를 익혀보자. 나는 음감?이 좋지 않고 시각적인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발음기호와 함께 보는 편이다. 사전은 편하게는 네이버 영어사전을 이용하는데, 요즘은 Merriam-Webster dictionary를 참고하려고 한다.네이버 사전은 단어에 따라 여러가지 영한사전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고(옥스퍼드 영한사전 포함),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영영사전은 Collins Cobuil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라고 한다. 다만 Merriam-Webster는 자체적인 발음기호 표기법을 쓰는 것 같은데, 나는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 공용 발음기호 뭐 그런것 같다. 풍미 깊은 맥주로 핫한 인디안 페일 에일의 약자인 IPA가 아닙니다. ㅎㅎ)에 익숙해져있어서 보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가끔 Cambridge dictionary도 참고한다. 다만 American English는 Merriam-Webster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하고 있다. (근거는 없음)
사실 IPA기준의 발음기호를 보고도 발음을 상상하고 따라하기는 쉽지 않은데, 나는 유튜브 Rachel's English 채널에서 도움을 받았다. 발음기호의 발음과 표기 그리고 해당 발음이 들어간 단어들을 간단하게 예시로 알려주어 좋다.
**Rachel's English의 IPA 관련 재생목록**
2) 구, 문장단위 (intonation, linking)
구단위의 발음, 연음이 힘든 경우는 아래 사이트들을 활용할 수 있다.https://youglish.com
https://yarn.co
이 사이트들에 검색하고자 하는 단어, 구, 문장을 입력하면 해당 부분이 들어간 동영상을 검색해서 그부분을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용하면서 보니 youglish.com은 주로 연설, 강의, 교육자료 등 약간 formal한 상황의 동영상을 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반면, yarn.co는 해당 문장이 대사로 나온 만화, 영화, 미드를 검색해주는 것 같다. 인터페이스는 youglish가 더 좋아보인다. 나는 영어 발음 참고에 주로 쓰고는 있지만 특정 표현이 주로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검색하기에도 너무나 좋은 방법이다.
Youglish.com |
Yarn.co |
**Rachel's English의 intonation 재생 목록**
사실 나를 포함한 한국인들이 영어로 즉석에서 말할 때(impromptu speech) 해당 문장에 자신이 없어(문법적 오류가 걱정되거나, 표현이 맞는지 의심되거나, 상대방이 알아들었는지 잘 모르겠어서) 자신도 모르게 모두 끝을 올려서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것부터 고치면 일단 성공적인 시작이 아닐까 하고 소박한 목표부터 생각하고 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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