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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혼자하기 동기부여, 지금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고등학교 이후에 더이상의 의무 영어 교육이 없었기에, 나는 그저 독학으로 이따금 영어를 공부했다. 하지만 20대에는 막연히 영어는 잘 하면 좋은 것, 하지만 국내에서 취업을 한다면 영어 회화에 목맬 필요는 없다, 국내에서 발버둥 쳐봤자 영어 회화는 안 는다, 공인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아놓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단지 시험 위주의 공부를 했다. 최근에서야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다른 접근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즐기고 있다. 단지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주도적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다. 내가 지금 영어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영어와 친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소 10년간 의무 영어 교육을 받는다. 사교육을 떠나서 공교육만으로도 10년인 것이다. 물론 우리말의 단어와 문장 구조가 영어와 닮은 점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기가 유난히 힘들고 학교 영어 교육도 언어를 가르치기보다는 시험 위주라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이란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학교 교육에만 충실했어도 꽤 많은 단어로 다양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발음도 엉망이고 문법도 자꾸 틀릴지라도 전혀 지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와 문장 구조를 바르게 조합해서 사용하는 법만 안다면 활용도가 몇 백배는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영어공부를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 취업이나 승진을 위해 공인 시험을 보는 것부터 떠올리고, 영어를 사용할 때에는 행여나 문법과 발음을 틀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한다. 하지만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일 뿐이다.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기들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우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실수할까봐 시도를 하지 않으면 배울 수가 없다. 외국인이 한국어 한 마디만 해도 "와 한국어 잘 하시네요." 하면서 왜 내가 영어를 쓰다가 틀릴까봐 부끄러워 할까. 내 영어를 듣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관심이 있지 내 영어 실력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라도 외국인에게 자기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면 영어를 언어로써 사용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다면 개선해서 다음 번에는 더 높은 목표를 잡으면 된다. 그래도 늦게 시작해서 완벽해지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나와 같은 걱정을 하며 포기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지금 시작하면 그들보다는 앞설 수 있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그 간격은 더 벌어질 것이다.

영어로 된 매체가 넘쳐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엔 진짜 영어를 배우려면 원어민 선생님이 있는 학원에 가거나, 혼자 공부하는 유일한 방법은 카세트 테이프가 딸려있는 참고서를 사서 보는 것이었다. 당시는 원어민 선생님이 흔하지도 않았고, 대부분의 학원은 보습학원 또는 입시대비반이었고, 카세트 테이프는 뒤로 감는 기능조차 너무 불편해서 학습 의욕을 꺾기 마련이었다.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수 초 내로 영어로 된 비디오, 오디오에 접근할 수 있다. 인터넷이 있고 유튜브, 넷플릭스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있다. 영어 공부를 할 방법은 넘쳐나는데 이것마저 귀찮다고 하기에는 기회가 너무 아깝다. 많은 직장인들이 부족한 통장 잔고를 보며 월급이 올랐으면 좋겠다, 부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나는 돈 들이지 않고 영어공부를 하는 것도 돈 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동강 물을 팔아 거액을 챙겼다는 봉이 김선달처럼, 공짜 인터넷 매체로 영어 실력을 높이면 그 또한 엄청난 이득이니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영어는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재미있다. 단지 시간이 없어서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언어 공부는 마치 레고 블럭을 가지고 노는 것과도 비슷하다. 인터넷에는 무한한 영어 단어와 문장들이 넘쳐나는데, 이것들을 블럭으로 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개별 블럭을 조립하기가 버겁다면 이미 조립된 문장들을 가져와 입맛에 맞게 일부를 분해하고 구성 성분을 바꾸어 원하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내 안의 순수한 감정을 일깨워보자. 문장을 조립하는 과정도 즐겁고 다 만든 글은 너무나 소중하며 뿌듯하고 뇌리에 길이길이 남아 온전히 내 것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내 작품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고 반응을 보이면 그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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